병원 가는 날이다.
병원에 가는 날이다.
아니, 사실은 진짜 병원에 가야 할 날은 훌쩍 넘긴지 오래다.
일로 너무 바빠서 미처 가지 못한 것도 있지만,
솔직히 약의 실효성을 그다지 느끼지 못한지 오래이다.
그러니 병원에 가기 귀찮아졌다는 게 더 맞는 말일지도 모른다.
약은 간혹 바뀐다.
극단적인 입맛 없음으로 순식간에 앙상해졌다가,
또다시 극단적인 폭식으로 몸이 부풀어 오르기를 반복한다.
이 패턴에도 슬슬 질려간다.
의사 선생님이 나쁘지 않다는 점은 알고 있다.
그들은 그들의 직업에 충실하게 매번 나의 숙면 상태를 체크하고,
짧지만 나에게서 뭔가 변화에 대한 이야기를 이끌어 내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어떤 이야기이든 바뀌지 않고 반복되면 질리는 법이다.
나는 의사 선생님께 속마음을 털어놓는 일이 이제 없어졌고,
그도 어디까지나 매뉴얼대로, 관성으로 나를 대한다.
그렇다 한들, 별 차도도 극적인 반응도 없는 나를 대하며
늘 미소와 침착하고 상냥한 말투를 유지하는 것을 보면
거참... 프로는 프로구나, 싶다.
전문 상담은 내게 맞지 않고
이 정도 거리감이 있는 의사가 제일 낫다고 여겨지지만
먹어봤자 낫지도 않을 우울 때문에 밖에 나가 약을 타오는 게
여간 귀찮은 일이 아닐 수 없다.
마감도 끝나서 더이상 병원가는 것을 미룰 핑계도 없는데 가기는 귀찮다.
그래서 병원가는 시간이라도 최대한 늦춰보려고 끄적끄적 블로그나 한번 만들어보았다.
우울증에 걸린 INTP의 생각 배출구로 쓰일 예정이다.
그럼 블로그를 꾸미며 최선을 다해 좀 더 떙떙이 쳐야겠다.
(그나저나 이놈의 구글 블로그는 어떻게 생겨먹은건지 알수가 없네.
좀더 알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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